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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양자거리’ 직접 측정 성공
  • 기사등록 2025-06-06 10:02:42
  • 기사수정 2025-06-06 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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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백만분의 일 수준,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에서 전자 간의 ‘양자거리’를 세계 최초로 직접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초정밀 양자 컴퓨팅, 센싱 등 첨단 양자기술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초 도구로 평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양범정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양자거리를 근사 없이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현지시간 6월 5일 게재되었다고 6일 밝혔다.

 양자거리 측정 개념도-두 개의 노란 공은 전자를 나타내며, 그 아래 흰색 눈금은 거리를 측정한다는 의미로 ‘자’를 표현한 것이다. 전자 간의 유사성을 의미하는 양자 거리는 실제 거리와 약간 다른 개념이지만 ‘양자거리 측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그림이다/이미지=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제공

‘양자거리’란 미시세계 입자들 간의 양자역학적 유사성, 즉 ‘얼마나 닮았는가’를 0에서 1 사이의 수치로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두 입자의 양자 상태가 같을수록 0에 가까워지고, 다를수록 1에 가까워진다. 이 값은 양자 컴퓨팅의 연산 정확도 평가나 양자 센서에서 상태 변화 추적 등 다양한 응용에서 핵심적인 정보로 활용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고체 속 전자의 양자거리를 간접적으로 근사하여 측정한 연구만 있었으며, 직접적이고 완전한 측정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학계와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연구팀은 조성과 구조가 단순한 물질인 흑린에 주목했다. 서울대 양범정 교수의 이론 연구팀은 흑린 내 전자의 양자거리가 전자 간 위상차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 연세대 김근수 교수의 실험팀은 각분해광전자분광(ARPES) 기법과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편광된 빛을 이용, 전자 간 위상차에 따라 달라지는 신호 세기를 정밀 측정하고 이를 통해 전자의 양자거리를 정확하게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양범정 교수 연구팀은 이미 미국 MIT와의 협업을 통해 양자거리의 간접 측정법을 개발, 지난 1월 네이처 피직스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으며,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흑린 관련 실험 성과로 올해 네이처지에도 논문을 실은 바 있다. 

 

두 연구팀은 약 5~10년에 걸친 장기 연구를 통해 각자의 전문성을 축적해 왔으며, 이번 연구는 이론과 실험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실이다.

 

김근수 교수와 양범정 교수는 “건축물을 정확하게 짓기 위해서는 정밀한 거리 측정이 필수이듯, 오류 없이 작동하는 양자 기술 개발에도 양자거리 측정은 기본이 된다”며, “이번 연구는 양자기술의 전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 방법론을 제공한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양자거리 측정 기술은 향후 양자 컴퓨팅, 양자 센싱, 양자 재료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질의 기본적인 전기적·광학적 특성뿐 아니라 초전도 같은 양자 현상의 이해와 제어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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