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지난해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서밋 2025’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국영 에너지기업 페르타미나 홀딩스와 함께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W2H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서밋은 ‘인도네시아 수소협회(IFHE)’ 주최로 열렸으며, 인도네시아 수소 경제 발전을 모색하는 주요 정부 부처 및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국가 차원의 수소 로드맵과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바흐릴 라하달리아 장관을 비롯해 각 부처 인사, 페르타미나 홀딩스 및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 대한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 2024에서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에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솔루션(W2H)’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W2H는 유기성 폐기물에서 추출한 메탄을 바이오가스로 정제하고 이를 다시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지역 내에서 수소를 생산함으로써 운송 및 저장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센터, 청주시 하수처리장, 파주시 및 고등기술연구원과의 협력 등 국내 여러 지자체에서 W2H 모델을 성공적으로 실증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사업은 W2H 모델의 해외 첫 실증 사례로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현장은 서부 자바주 반둥시 인근의 사리묵티 매립지다. 하루 1500톤에 달하는 도시 폐기물 중 약 80%가 이곳에서 처리되고 있으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화재, 홍수, 산사태 등 재해가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매립지 개발 전문기업 세진지엔이와 협력해 사리묵티 매립지를 복토하고, 해당 부지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현대로템의 수소 개질기를 통해 청정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술 타당성 조사는 이미 완료됐으며, 올해 안에 설비 착공을 목표로 자바주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제아이엔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등 국내 전문 기관들과의 컨소시엄을 구성, 한국의 선진 수소 기술과 안전 규정을 인도네시아 현지에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페르타미나 홀딩스가 제공한 부지에 2027년까지 수소 개질기 설치 및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향후 수소 운반과 모빌리티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앞장선다. 글로벌 NGO 굿네이버스와 손잡고 매립지 인근 지역에 식수 및 보건 환경 개선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수소 생산을 넘어 인도네시아의 환경 문제 해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국가 수소 로드맵의 대표 사례로도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실증한 자원순환형 수소 솔루션을 해외로 확장한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며 “HTWO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및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사회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 거점을 설립하고, 아세안 시장 공략을 강화해오고 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